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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생선 속 플라스틱, 하루 섭취량은?

by look-word 2025. 4. 28.

미세 플라스틱,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위협

매일 우리가 먹는 식탁 위의 생선과 해산물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해양 오염이 심화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생선의 장기나 조직에 축적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해양에서 분해된 플라스틱 쓰레기, 합성 섬유, 산업 폐기물 등에서 유래된다. 이들은 플랑크톤, 조개류, 멸치 등 저서성 생물에서 상위 포식자까지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된다. 결국 우리는 그 생선과 해산물을 먹음으로써, 플라스틱을 간접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단순히 체외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우리 몸속에서 장기나 세포에 축적될 수 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이 흡수되어 림프절이나 혈류를 타고 순환하게 되면 전신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해양 오염의 문제를 넘어, 식품 안전과 공중 보건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생선 속 플라스틱, 하루 섭취량은?

하루 섭취량 추정: ‘신용카드 한 장’의 현실

세계자연보전기금(WWF)과 호주 뉴캐슬 대학이 2019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성인은 하루 약 2000개, 주당 약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 무게와 비슷하다. 이 수치는 식수, 공기, 식품 등 다양한 경로를 모두 포함한 평균치로, 그중에서도 해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선을 통째로 섭취하는 경우—예를 들어 멸치, 정어리, 조개, 굴처럼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먹는 식재료일수록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은 더욱 높아진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이러한 패턴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장기 노출 시 내분비계 교란, 면역력 저하, 생식 독성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같은 생선을 섭취하더라도 조리 방식에 따라 플라스틱 섭취량은 달라진다. 튀김보다는 찜, 찜보다는 구이나 조림이 더 적은 섭취량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조리 전 식재료를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일부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생선 속 플라스틱 검출 실태

최근 5년간 다수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해양 생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남해와 동해에서 채집된 어류 20종 중 약 70%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확인되었다. 검출된 플라스틱 종류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나일론 등이었고, 크기는 1mm 이하의 미세 섬유 형태가 주를 이뤘다.

영국 헐대학교 연구팀은 대형 마트에서 유통되는 냉동 어류 제품에서도 평균 0.3~1.2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우리가 구입하고 조리하는 일반 생선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조리 과정에서 일부가 제거되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대서양, 태평양, 동남아 해역 등 주요 어업 지역에서 채취된 참치, 고등어, 연어류에서도 유사한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으며, 아프리카 일부 해안 지역에서는 어류 내장뿐만 아니라 근육 조직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이는 생선 섭취가 단지 내장 제거만으로 안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섭취 경로

미세 플라스틱은 단순히 생선에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해산물뿐 아니라 식수, 공기, 포장 용기, 식탁 위 플라스틱 도구 등 다양한 일상적 경로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다. 특히 생선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조리법에 따라 흡수하는 정도가 달라지며, 지방이 많은 생선일수록 지용성 독성물질이 축적될 가능성도 크다.

개인의 식습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 일회용기 사용이 많은 사람, 도시 지역 거주자는 평균보다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와 임산부는 신진대사율과 호르몬 체계 특성상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실제로 대기 중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는 실내 공간, 특히 주방과 사무실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흡입을 통한 노출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하루 약 20개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을 호흡을 통해 흡수하고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실험 결과에서는 염증 반응, 장내 미생물 변화, 면역 기능 저하, 내분비계 이상 등이 보고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 위에 흡착된 유해 화학물질이다. 플라스틱은 환경 호르몬, 중금속, 다이옥신, PCB 같은 독성물질을 흡착해 몸속에 전달할 수 있다.

최근 WHO는 미세 플라스틱이 혈류, 간, 폐, 뇌 등 인체 주요 장기에 축적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장내에서 세포막을 투과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이지만, 예방적 관점에서 섭취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권장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는 플라스틱 노출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신체 해독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독성물질이 체내에 오랫동안 잔류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슐린 저항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과의 연관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개인의 노력으로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먼저, 내장이 포함된 생선보다는 손질된 생선을 선택하고, 굴이나 조개류 등은 삶아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조리 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지방이 많은 부위는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플라스틱 포장에 담긴 음식이나 일회용 식기에 담긴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수를 마실 때는 유리병이나 금속병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정수 필터를 이용한 수돗물 사용도 좋은 대안이다. 최근에는 미세 플라스틱을 걸러주는 고성능 필터 제품도 출시되어 있다.

식품 외에도 의류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섬유도 주요한 오염원이다. 세탁망 사용, 세탁량 줄이기, 미세 필터 부착 세탁기 사용 등도 간접적으로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 친환경 소비 확대 등 사회적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음식 외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될 수 있는 화장품, 치약, 스크럽 제품 등 생활용품의 성분표시를 꼼꼼히 살펴보고, 마이크로비즈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실천이다.

문제를 알면 대처할 수 있다

생선 속 미세 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안전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하루 섭취량은 아직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우리는 매일 적지 않은 양의 플라스틱을 몸속에 흡수하고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습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규제, 기업의 책임, 소비자의 행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식품 기준 마련, 분석 장비 표준화, 유통 생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식품안전당국은 이를 위해 국제기준과 연계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며, 소비자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표시제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위협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존재를 인식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노력을 해간다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건강한 식탁은 깨끗한 바다에서 시작되며, 그것은 결국 우리의 선택으로 결정된다.